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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나무

책 리뷰 [A LONG WALK TO WATER]

제목 : A LONG WALK TO WATER

저자 : LINDA SUE PARK

출판사 : HMH


 

 

 


[Review에 앞서]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며 과자를 먹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 십 년 전에 영어를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에 나가면 말 한마디 못하고 안절부절하는 나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

 

깊이 반성하는 의미로 영어 원문으로 된 책을 찾아보았습니다. 

작품성도 있으면서 아주 어렵지 않은 책으로 검색을 하다가 이 책을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영어 추천 도서로 검색한 것 같습니다.

(책을 구매하고 실제 책을 펼친 건 거의 6개월 후이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ㅎ)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있는 모습과 물을 위해 먼 길을 걷는다는 제목이 왠지 나의 마음을 강하게 끌어당겼습니다. 

뭔가 삶의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고 실제로 많은 감명을 받았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소설이고 이야기의 배경은 수단의 내전입니다.  

처음에 읽을 때는 몰랐지만 다 읽고 보니 책의 저자인 LINDA SUE PARK는 뉴베리 상을 수상한 저명한 작가입니다. 

New York Times bestseller로 소개되어 있으며 미국 초등학생 3학년 이상에게 추천하는 책으로 기억합니다. 

나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도 크게 무리 없이 읽을만한 것을 보면 미국 초등학생들이 충분히 읽고도 남을 만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물론 모르는 단어가 한 페이지에도 여러 개 나오지만 단어를 찾아보면 어렵지 않게 이해가 됩니다.)

 

책 뒷장을 보면 젊은 독자들이 엄청난 Climax에 전율을 느낄 것이라는 문장이 쓰여있습니다. 

난 젊지 않은 독자인데도 불구하고 마지막에 엄청난 전율을 느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년이든 노인이든 누구나 전율을 일으킬 거라고 확신합니다. 

 

Review에는 Climax에 대한 언급이 있으니 전율을 느끼고자 하는 독자는 Review를 읽기 전에 직접 책을 보면서 그 감동을 느끼시길 추천드립니다. 


[Review]

 

수단이라는 동일한 나라에서 2가지로 나뉘는 다른 시점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2008년의 소녀 Nya와 1985년의 소년 Salva의 이야기..

그리고 책 말미에 그 2개의 이야기가 하나로 합쳐집니다. 

 

1983년 수단은 2차 내전이 발생하였습니다. 

무슬림 기반의 북쪽과 비무슬림 남수단은 종교적 갈등을 겪었고 유전이 남수단에 몰려 있어서 정치/경제적인 대립도 있었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Nya는 누에르족이고 Salva는 딘카족으로 나오는데 이 두 부족은 오랜 기간 동안 서로 죽고 죽이는 원수지간입니다. 

 

원수지간인 누에르족의 Nya와 딘카족의 Salva의 이야기는 어떻게 하나로 합쳐지게 될까?

 

1985년과 2008년의 두 시점이 만나기 위해서는 한 쪽은 고정되고 한 쪽은 고정된 시간을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빽튜더퓨처가 아닌 이상 과거로 돌아갈 수 없으니 Nya의 시간은 대체로 고정되어 느리게 진행되고 Salva의 이야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빠르게 진행이 됩니다. 

 

소녀 Nya의 이야기는 먹을 물을 얻기 위해 매일 8시간을 걸어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어린 소녀가 가족을 위해 매일 8시간을 걷는 건 보통 고행이 아닐 것입니다. 

 

Salva의 이야기는 11살의 소년 시절에서부터 시작됩니다.

11살의 Salva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중 갑작스러운 폭격을 받고 그 길로 도망을 갑니다.

가족들과 난데없는 생이별을 하게 되고 사람들을 따라 ETHIOPIA 수용소 캠프로 향합니다. 

 

Salva는 결국 ETHIOPIA를 거쳐 KENYA CAMP까지 가는 긴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ETHIOPIA CAMP를 거쳐 KENYA CAMP까지 가는 Salva의 긴 여정

 

Salva는 ETHIOPIA CAMP로 간 후 수단이 안정되면 가족을 찾으러 가겠다는 희망을 품고 길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식량도 물도 없는 상황에서 어린 Salva가 무리들을 따라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여정이었습니다. 

길을 걸으며 자신과 같이 부모를 잃고 처지가 비슷한 친구를 만나고 기적적으로 삼촌을 만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마음을 나누었던 친구는 사자에 물려 죽어버렸습니다. 

그리고 행렬에 뒤처져서 죽을 뻔한 위기에서 무리와 합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식량도 같이 나누면서 큰 의지가 되었던 삼촌도 ETHIOPIA CAMP에 거의 다다랐을 때 무장한 누에르족에게 무참히 살해당하고 맙니다.

 

그는 삼촌에게서 절망적인 환경에서도 어려움과 위기를 이겨내는 방법을 터득했었습니다. 

그로기 상태로 무리에서 뒤쳐져서 사막에서 죽을 뻔한 Salva를 붙들고 삼촌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A step at a time.

One Problem at a time - just figure out this one problem"

 

멀리 가기 힘들 때 일단 눈앞에 보이는 목표물을 향해 한 번에 한 걸음씩 전진하면 결국에 먼 길을 갈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였습니다.

Salva에게 여러 위기가 닥쳐 올 때마다 그는 주문처럼 외웠습니다. 

"one step at a time, one day at a time" 

 

미래를 알지 못한 채로 홀로 ETHIOPIA CAMP에 도착하고 몇 년을 그냥 지내게 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ETHIOPIA CAMP에서 더 이상 받아줄 수 없다고 하여 쫓겨납니다. 

내쫓기는 와중에도 강을 건너며 악어에게 죽거나 총격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습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Salva는 일단의 무리를 이끌며 KENYA CAMP를 향해 길을 걸었습니다. 

KENYA CAMP에도 몇 년을 머물게 되고 어느덧 Salva는 20대 청년이 되었지만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Salva는 우연히 어떤 국제 구호 직원을 통해 영어를 배울 기회를 얻게 되고 필사적으로 영어를 공부합니다. 

 

그리고 미국에 있는 가정에 받아들여지는 멤버에 선정되어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미국 가족의 환대를 받으며 Salva는 영어도 배우고 대학교에도 진학합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Salva의 아버지가 남수단의 한 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병원에서 극적인 상봉을 합니다.

아버지는 오염된 물을 오랫동안 마셔서 건강에 문제가 생겨서 병원에 있었습니다.

Salva는 아버지와 헤어진 후 미국에 돌아와서 수단의 식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학교 및 기타 단체를 통해 모금을 하고 기구를 만듭니다.  

 

Nya는 어떤 사람들이 자신의 마을에 우물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지나가면서 공사 현장을 목격합니다.

자신이 놀던 장소에서 물이 나온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공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우물물이 터지는 것을 목격하고 환호합니다.

 

물을 얻기 위해 줄을 서서 바구니에 물을 가득 채우고 나서 이 프로젝트의 리더를 보게 됩니다.

그리고 믿기 힘든 말을 듣습니다.

그 리더는 당연히 누에르족이라고 생각했는데 딘카족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비록 그가 딘카족이었지만 Nya는 그 사람에게 용기를 내어 다가가고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가까이 다가온 Nya에게 그는 인사를 건넸고 Nya는 그에게 용기를 내어 말합니다.

 

"Thank you"

"Thank you for bringing the water"

 

웃으며 그는 묻습니다.

"What is your name?"

 

"I am Nya"

 

"I am happy to meet you, Nya"

"My name is Salva"


[Review를 마치며]

 

책 말미로 가면서 어떻게 Salva와 Nya가 만나게 될지 슬슬 감이 왔습니다.

그 느낌을 실체로 맞이한 마지막 결말은 책 뒷장에서 적혀진 코멘트처럼 전율을 넘은 감동으로 다가왔고요.

 

Salva는 Lost Boy로 불렸습니다.

내전으로 백만명이 넘는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 생겨났습니다.

죽을 뻔한 위기를 수차례 넘긴 Lost Boy Salva의 삶을 지탱한 두 단어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희망" "인내"

 

어떤 순간에도 희망과 인내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그의 고향에 오염된 물로 고통받고 사는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구해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부족인 딘카족 마을에 우물을 팠지만 점차 누에르족 마을에도 우물을 팠습니다.

 

Salva의 실물이 궁금해서 좀 더 찾아보았습니다.

www.waterforsouthsudan.org에 접속하면 Salva의 실물과 하는 일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Salva의 실제 모습 (출처 : www.waterforsouthsudan.org)

 

 

희망과 인내를 포기하지 않았던 Salva처럼 갈 길이 너무 멀어 보여 포기하고 싶을 때, 한 번에 한 걸음씩, 한 번에 한 문제에 집중해서 세상을 헤쳐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인생을 살면서 화합을 이루고 생명을 살리는 일만큼 값진 것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희망을 포기하고 싶을 때면 나도 Salva처럼 되뇌어 봐야겠습니다.

 

"A step at a time.

One Problem at a time - just figure out this one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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