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아이들의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삭막한 우리 집에 앉아 있다가 느닷없이 질문 하나를 던졌습니다.
“얘들아~ 우리 도마뱀 키워볼까?”
아이들의 열광적인 환호가 이어졌고 우리는 도마뱀을 파는 파충류 샾에 가기 위해 자동차 시동을 걸었습니다.
기대에 들뜬 아이들과 자동차 여행을 떠나며 샾에 도착했습니다.
파충류 샾에서는 다양한 동물들이 있었고 직접 체험할 기회도 줍니다.
아이들은 놀이공원을 놀러 온 마냥 이리저리 구경하느라 신이 났네요.
우리는 생후 1개월 정도 된 크리스티드 게코를 데려오기로 했는데요.
작은 통에 넣어 줍니다.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지 실감이 안 났지만 일단 데려왔습니다.
상당히 작네요. ㅎㅎ
집에 데려온 첫날 손위에 올려 보았는데 정말 작고 발이 너무 얇아서 찢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반면 아이들은 거침없이 잡고 노네요.
마치 장난감을 다루듯이. ㅎㅎ ;;
꼬리가 잘려나가지 않을지 조마조마합니다. ;
벽도 잘 타구요.
아직 초보지만 키우는 방법을 간단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키우는 방법]
1. 탈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분무기로 하루에 2번 벽에 뿌리면 벽에 묻은 물을 핱아 먹습니다.
2. 먹이는 2~3일에 한 번씩 주면 됩니다.
보통 2일에 한 번씩 주고 있습니다.
칼슘제는 2주에 한 번씩 소량으로 섞어서 주고 있어요.
(칼슘이 너무 과해도 안되고 부족해도 안된다고 합니다.)
3. 적절한 온도를 유지합니다.
크리스티드 게코의 고향은 뉴칼레도니아 섬이고 연중 온도는 20~27도입니다.
추운 겨울에 난방을 무리하게 틀 필요는 없고 아주 춥지만 않으면 됩니다.
아직 여름을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한 여름에는 30도가 넘지 않도록 에어컨도 틀고 얼음을 통에 올려놓으면 좋다고 하네요.
4. 통의 바닥은 키친타월로 깔아주고 2~3일에 한 번씩 갈아줍니다.
똥이나 오줌을 싸면 닦아주거나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5. 탈피가 잘 안되면 도와줍니다.
간혹 탈피가 잘 안될 때가 있는데 면봉에 물을 묻혀서 살살 닦아주면서 탈피를 도와주었습니다.
근데 무리하게 하다가 오히려 다치거나 꼬리를 끊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꼬리가 끊어지면 다시 재생을 못해요. ㅠㅠ)
[2달 키운 후기]
마냥 신기해서 한동안 눈을 떼지 못할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 달 가량 되었을 때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게코가 잘 걷지도 못하고 힘이 없어서 고인이 될 준비를 하는 듯한 느낌을 강하게 받았었습니다.
밥도 안 먹고 물도 안 먹고 점프도 안 하고 ㅠㅠ
내일이면 죽겠구나 생각했었는데 죽어가던 마뱀이를 와이프가 지극 정성의 노력으로 살려냈습니다.
살려 놓고 보니 원인은 탈수와 영양 부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요.
1차로 탈수가 왔고 힘이 없어서 밥도 못 먹다 보니 더 기력이 없어졌던 것입니다.
와이프가 인고의 노력으로 물과 밥을 먹여 보았고 점점 배가 빵빵해지더니 기력을 되찾았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점프도 잘 하면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일단 아이들도 좋아하고 집 안의 삭막한 분위기가 조금은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성체가 될 때까지 잘 키우도록 해봐야겠네요.
지금은 귀여운데 점점 안 귀여워지려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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