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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나무

집에서 김장김치 만들기 도전!

찬 바람이 솔찬히 불어옵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 때쯤 장인 어르신과 장모님께서 김장을 하셨었고 그동안 해외에 있느라 김장김치를 못 먹었는데 올해는 아예 우리 집에서 김장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순간부터 김장은 우리 집에서 하게 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옵니다 ^^;

김장김치를 어떻게 하는 건지 궁금증이 생기고 한 번도 안 해보았지만 몇 십 년 동안 살아온 본능으로 범상치 않은 노동의 순간이 엄습할 것이라는 감이 왔습니다.

대략적인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단 절인 김치를 산다.

 


가까운 태백 김치 80kg을 시켰는데 배추가 전반적으로 덜 절인 상태로 왔습니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고 하니 일단 넘어가자 ㅎ)

 

 



2. 배추에 물이 많아서 전날 밤에 말려 놓는다.

 


배추 물을 뺄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서 화장실에다가 비닐을 밑에 깔고 그 위에 배추를 바구니 안에 넣어서 배열했습니다.
내일 탈바꿈할 늠름한 배추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3. 풀 만들기 (고춧가루와 버무릴 풀)

 


고구마 가루+물-> 끈적거릴 때까지 끓이면서 휘젓습니다.
한동안 휘젓다 보면 어느새 끈적거려지네요.
나름 재밌습니다. ㅎ

여기까지가 김장 전날의 준비과정이고요.
이제는 내일 결전을 위해 몸을 침대에 누이고 휴식을 취합니다.

대망의 내일이 밝아오고 세수도 못하고 김장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내가 서두른 게 아니라 와이프와 장인 장모님이 서두르시다 보니 난 자연스럽게 눈곱을 붙인 채로 거실로 출동했습니다.

 

 



4. 속을 만든다

 



강판에 무를 갈고요.
개그콘서트에 나오던 갈갈이가 떠오릅니다.
이빨로 안 하고 강판으로 하면 되니 다행이긴 한데 강판의 날이 적군 여포의 칼날처럼 느껴집니다.
매우 위험해 보이네요.


아니나 다를까 내가 무와 강판을 잡자, 동시에 강판 갈다가 손 날아가서 꿰매는 사람 많다는 소리가 들립니다.
난 조심성이 매우 많은 사람이어서 이 정도는 ㅎㅎ
손을 꿰맬 수도 있다는 아찔한 상상을 하며 무사히 여포의 칼날을 피하는데 성공했습니다. ^^


무채와 미나리 및 대파 등을 섞어서 속을 준비합니다.

 

 



5. 고춧가루 양념 만들기

 


고춧가루 + 어제 만든 고구마 가루 풀, 여기에다가 새우액젓, 멸치 액젓, 까나리 액젓, 생강, 마늘, 소금, 설탕 등의 갖은 재료를 때려 넣어 버무립니다.

 



6. 배추+양념+속 버무리기

 



이제는 지금까지 만든 양념과 속으로 배추를 탈바꿈시키는 것만 남았습니다.
이 작업이 가장 고됩니다.
배추 양이 만만치 않죠.
베테랑이신 장인 어르신과 초짜인 나와 와이프가 가세하여 대단원의 막을 내리기로 했습니다.

식탁 위에 비닐을 깔고 양념과 속을 버무린 재료로 배추를 빨갛게 만들면 됩니다.

여차여차해서 총 4시간 정도 걸렸네요.
김장하면서 아이들도 한몫하였습니다.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죠. ㅎㅎ 
아이들은 고맙게도 가만히 있어주었습니다.
눈과 손만 나보다 빨리 굴리며 ㅎㅎ

 



밖에서 사 먹으면 3-4배는 더 값이 나갈 텐데 주머니 사정도 여의치 않고 하루 이틀 고생해서 끝낸 후 일 년 동안 김치 걱정 없이 사는 게 낫습니다.

남은 속은 수육과 함께 먹었는데 가만히 있어주었던 아이들이 게임으로 충혈된 눈으로 수육을 맛있게 먹어주었습니다. ^^

밖에 하루 이틀 놔두면 김치가 익기 시작하고 맛을 보면서 김치냉장고에 넣으면 됩니다.

이틀이 지났는데 김치가 쉬기 시작해서 모두 김치냉장고에 쟁여 놓았습니다
어머니 집에 갈 때도 갖다 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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