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의 나무

2024 캄보디아 아웃리치

나무심이 2024. 9. 1. 00:36

“여호와는 가난하게도 하시고 부하게도 하시며 낮추기도 하시고 높이기도 하시는도다”

(사무엘상 2장 7절)

 

올해 여름 사역은 해외로 가지 않고 국내로 가자! 

해외 아웃리치는 내년으로! 

(한 달 전 마음의 소리입니다 ㅎ)

 

해외 아웃리치는 혼자 가는 것보다 사춘기 아이와 같이 가고 싶었는데 집을 공유하며 살고 있는 아이가 워낙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의지가 강했던 터라 해외는 내년에 노리고 올해는 국내 사역으로 쫘~악 깔아놓았었습니다.

여름에 하는 거의 모든 사역 일정에 동참했고 무안에 이어 디차힐 일정으로 마무리를 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유치부 전도사님의 콜링을 듣고 불안하긴 했지만 일단 일주일만 기도하기로 하였습니다.(캄보디아로 결정할 확률은 5% 이하로 판단했다)

무안에 이어 바로 캄보디아를 가는 것은 무리한 일정이기도 했고 디차힐 일정과도 겹치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작년 겨울에 보았던 디차힐 아이들의 얼굴이 수시로 아른거려서 여름 사역 중에 1순위로 지원한 곳이 디차힐이기도 했습니다.

모든 개인적인 생각을 내려놓고 선교 vs 아이들에 대한 인도하심과 마음을 구했고 예상과 다르게 선교에 대한 메시지와 마음을 주셨습니다.

21일에 미리 잡혀있던 회사 교육 일정도 옮길 수 있는 길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디차힐 아이들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과 한달 간 성경학교, 수련회, 양평, 무안까지 달린 후 바로 이어지는 무리한 일정, 충분히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가는 두려움 등이 있었으나 주께서 주신 마음에 일단 순종하기로 하였습니다.

 

인천공항에서 출발
캄보디아 현지 도착

 

씨엠립과 쁘레야위히어 숙소에서 수영도 하고 센터 아이들과 교제하고 축구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팀원들이 이 시간을 통해 위로를 얻으며 회복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오지에 있는 센터 아이들의 고향을 방문하여 말씀을 전하고 기도하며 축복하고 선물도 나눠주었습니다.

아이들의 눈망울이 너무 예뻤고 차량이 도착하자 차량 앞으로 달려 나와 손을 모아 감사를 표하며 환하게 웃는 모습에 뭉클한 감정도 일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번 아웃리치를 통해 시련의 시간을 겪게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맡은 일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하면서 후반부로 갈수록 위축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주일에 사역을 정리하며 앞에 나와 얘기하는 시간에 웃긴 말을 준비했던 것과 다르게 센터 아이들의 눈이 마주치고 그 눈이 오지 아이들의 눈망울과 오버랩되면서 갑자기 눈물이 터졌습니다. 

이 아름다운 눈망울을 보며 사랑을 전하고 싶었는데 충분히 보지 못한 것에 대한 깊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네가 마주치지 못하고 충분히 보지 못한 그 눈, 내가 보았다” 그리고 그 마음을 받으시겠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나의 성공과 실패, 어떠함과 상관없이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시고 하나님의 일을 행하시는 분이십니다.

4살짜리 아이가 캄보디아 아이들을 향해 손을 얹고 기도하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하나님이 일을 행하실 때는 4살짜리 아이도 사용하시고 그 무엇도 그 역사를 막을 수 없습니다.

무안에서의 일정까지 너무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하셔서 캄보디아에서도 그 기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하나님은 나의 약점을 드러내고 낮추셨습니다.

하지만 나의 어떠함과 상관없이 하나님은 너무 좋으신 분이고 선하시고 찬양받기 합당하신 분이십니다.

그런 하나님이셔서 너무 좋고 귀한 동역자들을 붙여 주심에 감사합니다.

 

 

 

현지에서 직접 뛰기보다는 후원하면서 보내주는 역할을 해야 되나 싶은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콜링 했던 아이들, 한 번 더 같이 가자고 손을 내밀면 잡아 줄 것 같은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사단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자라나는 아이들과 청년들이 선교지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며 선교적 마인드를 품게 되는 것이 아닐까.

내가 가지 않는다면 과연 아이들이 따라올 것인가.

사단은 교묘하고도 나이스하게 다음 세대와 청년들이 선교적 마인드를 품게 될 기회를 차단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가 떠오릅니다. 

어쩌면 다른 깨진 조각을 붙여 주도록 하기 위해 나의 그릇을 먼저 깨뜨리고 붙이신 것이 아닐까.

다음 세대와 청년들이 선교적 마인드를 품고 하나님을 알아가도록 하는 데에 있어 Bridge 역할을 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사실 캄보디아에 대한 마음을 주실 때 가장 먼저 생각나게 하신 것은 "기도"였습니다. 

준비하는 기간이 짧든 길든 가진 능력이 많든 적든 "기도"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고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아웃리치 기간이 끝났다고 해서 선교가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기도를 쌓는 새로운 시작을 여시기 위해 아웃리치로 초청하신 것을 깨닫습니다.

준비하는 기간이 짧아서 충분히 기도하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기도를 쌓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시간을 정해서 기도하겠습니다.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빛나리라”

(다니엘 12장 3절)

 

나도 누군가에게 밝게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오지에서 찍은 127명의 아이들의 사진이 담긴 노트북을 열고 그 사진의 눈망울을 찬찬히 넘겨봅니다.

”음. 너무 아름답다! 이제 나도 기도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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